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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추 한 알 장석주
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
저 안에 태풍 몇 개
저 안에 천둥 몇 개
저 안에 벼락 몇 개
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
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
저 안에 땡볕 두어 달
저 안에 초승달 몇 날
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
힘든 일이 연거푸 일어났을 때
왜 힘든 건 동시다발적일까? 의문을 안고
매일 시필사를 했었던 적이 있다
그리고 오늘 그 흔적을 만났다.
필사한 뒷면을 연습지로 쓰고 있는 중이다.
그리고 버리지 못해 계속 종이가 쌓이는 중이기도 하다. 책상이 어수선해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.
암튼 그런 이유로
공부하다 과거의 내가 적어 놓은 소설, 시 글귀를 만나는 중이다.
반갑기도 하고
이건 왜 적었을까 의아한 것도 있고
다시 읽어도 참 좋은 것도 있고
...
이 신 다시 읽어도 참 좋다.
대추 한 알에서 태풍과 초승달, 땡볕을 상상해 내는 시인, 참 대단하다
오늘 하루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도 대단하다.
수험생 모드로 충실했던 오늘의 나도